해병대사령부 군목실은 사령부교회와 거의 같은 시기에 조직되었다. 군목실은 당시 사령부 참모장 김대식 중령의 요청으로 장창덕 목사가 부임하면서부터 발족하기 시작했다. 성결교단인 장창덕 목사가 1951년 3월 초순에 부임하였다. 그는 해병대에 초빙을 받은 최초의 목사였다. 당시 해병대에는 목사 임명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해병학교의 번역교재 수정관으로 보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보직에 따라 부여된 교재 수정업무를 담당하면서 해병대라는 황무지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해병대사령부교회 일을 염려함과 동시에 사령부 군목실 창설에 전념하였다. 그는 해병대 군목업무의 촉진을 위해 당시 해병대사령관 신현준 장군을 만찬에 초대해서 재진지역 여러 목사들과 함께 군목업무를 위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정훈감실에서 발간하는 정훈월보에 글을 실어 전도의 효과를 도모하였다.

이 기간 중 신학교 출신인 신성국, 반병섭 해병소위가 정훈업무와 함께 군목업무를 겸하여 수행하게 되었다. 신성국 소위와 반병섭 소위는 1951년 2월에 임관해서 적당한 시기에 군목으로 발령될 예정이었는데, 반 소위는 김포 해병 제5대대, 신 소위는 서해부대에 배속되어 근무 중이었으며 두 명 모두 군목이 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1951년 4월 5일 이들에게 정훈업무와 병행해서 군목업무를 겸하라는 전문지시가 사령부에서 내려왔다. 반병섭 소위는 이미 목사안수를 받았기에 비교적 군목업무를 수행하기 좋은 여건이었다. 반 소위는 즉시 교회를 설립해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고, 신성국 소위도 석도에서 군목 업무를 수행했다.

이 시기에 해병대 군목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군종목사를 현역 해병장교로 임관시키기 위해서 4명의 후보 목사를 모집했던 것이다. 군대는 항상 본연의 임무인 전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현역군인 중심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군종목사가 현역장교로 임명된다는 것은 군종업무를 더욱 내실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었다. 당시 해병대사령부 참모장 김대식 중령은, 효과적인 군목업무의 추진과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젊은 목사로서 일반 병과장교와 동일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최전선을 경험해야 한다는, 군종장교의 자격요건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1951년 5월 3일 박창번, 송창설, 이원동, 오운봉 목사가 제1기 해병 특과 사관후보생으로 해병학교에 입대했다. 이 네 명의 목사 모집은 해군본부 군목실장 정달빈 목사의 협조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해병대뿐만 아니라 3군에서 최초의 현역 군종목사가 되었다.

해병대 군목실을 조직하고 해병대사령부교회를 담당했던 장창덕 목사는 개인 사정에 의해 1951년 5월 초에 사임했다. 그 후임으로 해군본부 정훈감을 역임한 송흥국 목사가 동년 5월 20일 해군에서 해병대로 전임했다. 당시는 해병대사령부가 부산 용두산에 자리잡고 있던 시기였다. 1951년 5월 27일 해병대사령부 군목실이 정식으로 설치되었고 송흥국 목사가 초대 군종실장으로 임명되었다. 군목실은 실장, 행정과장, 병 3명으로 구성되었고, 정훈감실에서 근무하던 신학교 출신 김동선 문관(군무원)이 행정과장으로 보직되었다. 송흥국 목사는 군무원이라는 불리한 입지적 조건에 있었지만 해병대 군목업무를 위한 정지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해병대사령부 과업 정렬 시 수시로 시간을 확보해서 전 장병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도 했다.

신설된 해병대사령부 군목실은 예하 부대에 새로 임관한 군목을 배치해야 했다. 최초의 현역 군목후보생으로 선발된 인원들은 모두 1개월의 군사훈련을 마치고 복음의 전사가 되어 새로운 임지로 나갔다. 박창번 군목은 그의 목회경험이 반영되어 대위로 임관하였고, 나머지 세 명은 중위로 임관하였다. 박창번, 송창설 군목은 제1연대, 이원동 군목은 해병학교, 오봉운 군목은 포병대대에 각각 부임하였다.

해병대사령부 군목실은 제2대 군목실장 박창번 군목의 부임 후 더욱 활기를 띠었다. 박창번 군목은 개인 사정으로 사임한 송흥국 목사 후임으로 1951년 8월 27일 제1연대에서 사령부로 부임하였다. 이후로 현역 군목들이 해병대사령부를 비롯한 모든 부대에서 군목업무를 전담하게 되었다. 박창번 군목은 군무원이었던 송흥국 목사에 비해 현역장교라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초창기의 군목 업무를 박력있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1951년 10월 이정근 목사가 군목후보생으로 선발되어 해병특과 제5차로 해병학교에 입교해서 동년 12월 15일 중위로 임관하였다. 해병대사령부 군종업무는 이렇게 그 터전을 굳게 다지기 시작했다.

이후 해병대사령부 군목실은 1955년 6월 1일 편명 제8호에 의거 군종실로 조직되어 장교 9명, 사병 1명이 편성되었으며, 1955년 9월 28일 편명 제15호에 의거 다시 군종감실로 개편되었다.